軍 성범죄 관련 이성용 공군총장 사퇴…문 대통령 사의 즉각수용
軍 성범죄 관련 이성용 공군총장 사퇴…문 대통령 사의 즉각수용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1.06.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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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용 공군참모총장 (공군 제공)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최근 불거진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 관련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사의표명 80여분만에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수용했다.

공군참모총장이 군내 성 기강 관련 사건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힌 건 1949년 공군 창설 이래 초유의 일이다. '성 기강 문제가 발생하면 참모총장까지 옷을 벗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군내 성 범죄에 대한 강한 경고 메지시를 던진 것이다.

이 총장은 4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성추행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본인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총장은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사의 표명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군에 따르면 이 총장은 3일 오전 주재한 긴급지휘관회의에서 고(故) 이모 중사의 성추행 피해 및 사망사건과 관련헤 "군 수사기관은 성범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엄정하고 강도 높게 수사하라"며 "피해자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2차 가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던 상황.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유가족이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러나 이 중사 유족들은 이 중사가 지난 3월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과정에서부터 장 중사와 소속 부대 상관들이 사건을 무마하고자 회유·압박 등 '2차 가해'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게다가 공군 측도 이 중사의 신고에 따른 초동수사 과정에서 "각 군 본부는 모든 성폭력 사건을 인지한 즉시 국방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군의 '성폭력 예방활동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었다.

"군 수사당국의 '늦장 수사' 때문에 이 중사가 죽음으로 내몰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던 상황에서 나온 이 총장의 성범죄 대응 관련 발언은 '뒷북 지시'란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던 얘기다.

이 중사는 앞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3월2일 같은 부대 소속 노모 상사의 지시로 선임인 장모 중사와 함께 노 상사 지인의 개업 축하를 겸한 저녁 회식자리에 참석했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장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이에 이 중사는 즉각 차량에서 내려 노 상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이튿날 직속 상관인 노모 준위를 통해 성추행 피해를 정식 신고했지만, 이 총장이 관련 보고를 받은 건 사건 발생일로부터 43일이 지난 4월14일에서였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피의자인 장모 공군 중사(전투복 차림)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에 대해 공군 측은 "통상 참모총장에 대한 보고는 사건이 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된 뒤에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군 군사경찰이 장 중사를 기소 의견(강제추행 혐의)으로 검찰에 송치한 건 4월7일이었다.

그러나 군사경찰은 성추행 신고 보름만인 3월17일 장 중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2차 가해 여부 등의 증거가 될 수 있는 휴대전화는 압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중사는 성추행 신고 이틀 뒤인 3월5일 군사경찰로부터 피해자 조사를 받았지만, 그에 대한 2차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부대 관계자 조사는 이 중사 사망 뒤인 지난달 24일 실시됐다.

특히 피의자 장 중사에 대한 공군 검찰의 조사는 이 중사 사망 소식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지난달 31일에서야 이뤄졌다.

또한 공군 측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이뤄진 국방부에 대한 약식 보고 및 정식 보고에서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신고 관련 내용은 누락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

국방부는 이 중사 유족들이 지난달 23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자 그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25일 정식 보고에서도 성추행 신고에 관한 내용은 빠져 있었단 것이다.

이에 국방부는 재차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고, 이에 이 총장이 직접 유선으로 서욱 장관에게 성추행 신고 등에 관한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 장관은 당시 이 총장에게 "2차 여부를 포함해 엄정히 수사하라"고 지시했으나, 이후에도 공군 측에선 그에 대한 추가 보고가 없었다고 한다.

서 장관은 지난달 31일 언론보도를 통해 2차 가해 의혹을 인지한 뒤 이달 1일 이 사건 수사 주체를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토록 지시했다. 그리고 이 총장은 이 중사 사망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지 나흘 만에 사퇴 의사를 밝히기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이 총장의 사의 표명을 즉각 수용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 "최고 상급자까지의 보고·조치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었다.

이로써 이 총장은 취임 8개월 만에 옷을 벗는 '역대 최단명' 공군참모총장이 되고 말았다. 군 안팎에선 이번 사건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 및 조사본부의 수사 및 조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피의자 장 중사 외에도 문책 및 처벌 대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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